
1. 원료 씨앗 한 묶음 받기
이 러드락샤 말라(염주)는 지난 달에 만든 건데, 씨앗을 고르는 데만 사흘이나 걸렸어요. 생각보다 정말 번거로웠는데, 원래 씨앗 더미에서 한 줄 고르는 건 쉬울 줄 알았거든요. 막상 해보니 크기·모양·결가 다 비슷한 씨앗으로 한 줄을 고르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받은 건 네팔산 러드락샤(대) 원료 씨앗 한 묶음인데, 대략 200여 개 정도 되고 크기는 18mm부터 22mm까지 다양했어요. 저는 20mm짜리 말라(염주)를 만들 거라서 먼저 19.5~20.5mm 사이의 씨앗을 골라냈어요.

2. 첫날 초기 선별
첫 단계는 먼저 크기를 재는 건데, 버니어 캘리퍼스로 하나하나 재면서 한쪽에 모아뒀어요. 200여 개의 씨앗을 다 재보니 크기가 맞는 게 대략 60여 개 정도 됐어요. 이 단계는 보기엔 간단하지만 눈이 정말 아파서, 나중에는 눈이 침침해져서 잠시 쉬었다가 계속해야 했어요.
초기 선별이 끝난 뒤, 뚜렷한 문제가 있는 씨앗을 다시 골라냈어요. 갈라진 것, 껍질 색이 어둡게 변한 것, 모양이 심하게 삐뚤어진 것, 구멍이 비뚤게 뚫린 것들은 다 쓸 수 없거든요. 60여 개에서 다시 20여 개를 빼내니, 남은 건 40개 정도가 돼서 다음 단계로 넘겼어요.

3. 둘째 날 정밀 선별
둘째 날은 가장 중요한 날이에요. 40개 중에서 한 줄을 골라내야 하거든요. 이 단계는 주로 모양과 결를 봐요. 먼저 모양을 보는데, 저는 납작한 모양을 원해서 높이가 지름보다 2mm 이상 작은 걸 골랐어요. 20mm 씨앗은 높이가 18mm 이하면 납작한 모양이거든요. 40개 중에서 조건에 맞는 게 대략 25개 정도 됐어요.
그다음엔 결를 봐요. 결가 통일돼야 해요, 이건 벌집 모양인데 저건 용 비늘 모양이면 줄로 꿰었을 때 보기 좋지 않거든요. 제가 받은 씨앗들은 대부분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결라서 이 style로 골랐는데, 각 씨앗의 살 두께가 최대한 비슷해야 해요, 어떤 건 너무 통통하고 어떤 건 너무 야위면 안 되니까요.
이 단계가 가장 사람을 지치게 해요. 25개의 씨앗을 늘어놓고 이리저리 보고, 들어서 비교해보고 내려놓고 다른 걸로 바꿔보고를 반복했어요. 어떨 땐 이게 괜찮다 싶다가도 다른 거랑 비교해보면 모양에 아직 차이가 좀 있는 것 같고요. 오후 내내 왔다 갔다 고르다 보니 마침내 14개의 씨앗이 골라졌는데, 12개는 본줄로 쓰고 2개는 예비 씨앗으로 뒀어요.
4. 셋째 날 꿰어 만들기
씨앗 고르기가 끝나서 셋째 날부터 구멍을 뚫고 꿰기 시작했어요. 구멍을 뚫기 전에 각 씨앗의 모양을 다시 한번 확인해서 어디가 윗부분이고 어디가 아랫부분인지 정한 뒤, 구멍은 윗부분에서 아랫부분으로 똑바로 뚫어야 해요. 구멍 뚫을 땐 1.5mm 드릴을 썼고 회전 속도는 비교적 느게 맞춘 뒤, 하나하나 천천히 뚫어서 갈라지는 걸 막았어요.
구멍을 다 뚫었으니 이제 꿰기 시작해요. 꿸 때 각 씨앗의 방향을 일치시켜야 해요, 앞면이 바깥을 향하게 하고 살이 통통한 면이 바깥으로 나오게 해야 돌려봤을 때 가지런하거든요. 먼저 한번 꿰서 착용해보고, 조이는 정도가 적당한지 알맞은 개수인지 확인했어요. 제 손둘레는 17cm인데, 20mm 씨앗 12개를 꿰고 머리 장식을 더하니 딱 맞고 조이는 정도도 적당했어요.
마지막으로 디테일을 조정해요. 방향이 잘못된 씨앗은 돌려주고, 조이는 정도를 조절한 뒤 매듭을 지을 땐 팽팽하게 당겨서 매듭이 구멍 속에 숨도록 해요. 다 끝난 뒤에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훑어보고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완성이에요.
후기
말라(염주) 한 줄을 만드는 데 사흘이 걸렸는데,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마지막에 완성된 완성품을 보면 뿌듯함이 정말 크죠. 모든 씨앗을 제가 하나하나 직접 고른 거라 크기·모양·결/질감을 최대한 통일시켰고, 그냥 아무렇게나 꿴 것보다 전체적인 효과가 훨씬 좋더라고요.
직접 씨앗을 고르고 줄을 꿰는 장점은, 각 씨앗의 상태를 다 안다는 거예요. 어디에 작은 흠이 있고 어디가 특별히 좋은지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꿰고 난 뒤의 크기와 조이는 정도가 딱 내 손에 맞아서 나중에 다시 고칠 필요도 없고요. 단점은 시간도 많이 들고 눈도 아프다는 거예요. 씨앗 고르는 과정이 정말 사람을 지치게 하거든요.
